부처님은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정해놓지 않고 그때 그때
형편에 따라 설법을 하셨는데 그것이 곧 영원한 진리였다.
어렵고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과
평범하고 소박한 사물에 비유를 들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말씀하셨다.
진리란 높고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이다.
어느 때 부처님은 갠지스 강 기슭에 자리 잡은 마을에서 설법을 하셨는데
강물이 흐르고 이따금 나룻배가 오고 가는 곳이었다.
흐르는 강물을 지켜보시던 부처님은 곁에 있는 제자들에게 말문을 열었다.
"옛날 마가다 나라에 어리석은 목동이 있었다. 그는 장마철에 소 떼를 몰고
갠지스 강을 건너려고 하였다. 그는 강물의 깊이나 물살을 살펴보지도 않고
건너갔기 때문에 강 한가운데쯤 가서 그만 소들과 함께 빠져 죽고 말았다.
비구들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사문들도 만약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일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을 지도한다면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불행을 맛보게 되리라.
비구들이여, 옛날 마가다 나라에 슬기로운 목동이 살고 있었다.
그도 장마철에 소 떼를 몰고 갠지스 강을 건너려고 하였다.
그는 먼저 힘이 세고 길이 잘 들여진 소들 순서로 건너게 하고,
그 다음 힘이 약한 송아지들은 먼저 건너간 어미소들의 부름에 무사히 건너가게 하였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사문들도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일을 잘 살피어 지도한다면
그 사람들은 행복 하리라."
부처님은 이와 같이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평범한 비유로
진리를 말씀하셨고 실천할 수 있는 일만을 가르쳐 주셨다.
부처님은 이어서 법문 하시기를
"길은 어진 벗이나 지혜 있는 스승과 함께 가야한다.
길벗이 어리석을 때에는 차라리 혼자가라.
스승을 잘 만나야 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아는 것 없이 남의 스승이 되지 말라.
자신의 길도 모르면서 어떻게 남을 이끌 수 있겠는가?
나는 뱃사공이다." 라고 하셨다.
중생들이 고뇌의 강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것을 보시고
깨달음의 열반으로 건네주는 고마운 뱃사공이었다.
그 나룻배는 자비로 돛대를 지혜로 키를 삼았다.
앞길이 끊어진 길손들이 한 번 이 나룻배를 타기만 하면
괴로움의 강물을 건너 안식처가 있는 언덕에 닿을 수 있었다.
수많은 중생들이 강을 건너갔다. 하지만 그들은 나룻삯을 낼 필요도 없었다.
어떠한 나그네도 거절하지 않고 한결같이 건너게 해주었다.
수많은 중생들에게 괴로움과 생사의 강을 평온하게 건너게 해준
위대한 뱃사공이신 석가세존은 영원히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으시고
어제도 오늘도 나룻배를 저어서 고뇌 속의 중생을 해탈의 저 언덕으로 건너게 해주고 있다.
글 흥 륜 사 주 지 정 법 륜 합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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