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 과거생의 인행人行
과거 오랜 겁 전에 각화정자재왕여래覺華定自在王如來 부처님이 계셨다. 그 때 한 바라문의 딸이
있었는데 불심이 장하고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삿되어 삼보三寶를 비방하고 인과법을 믿지 않은 과보로 그의(魂神)이 무간
지옥에 떨어지고 말았다. 딸은 어머니가 생전에 악업을 지었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것을 알고, 집을 팔아 향과 꽃과 많은 공양물을 준비하여 각화정자재왕여래 탑이 있는 절로가서 큰재를 드리며,발원을 올렸다.
"부처님께서 만약 세상에 계신다면 어머님이 가신 곳을 반드시 알려 주실 텐데, 지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오래도록 울면서 기도를 하였다.그러자,그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 왔다.
“바라문의 딸이여! 너무 슬피 울지 말라. 내가 그대 어머님이 가신 곳을 알려주리라.”하였다. 바라문의 딸이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하여 합장하고 아뢰었다.“신묘 불가사의한 신력을 가지신 부처님이시여! 저의 근심을 풀어 주시오니 고맙기 한량없습니다. 부디 저의 어머니가 가신 곳을 알려주시옵소서" 그때 바라문의 딸에게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대가 정성을 다하여 우러러 절을 하는 각화정자재왕여래불이니라. 그대가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열배나 더한 것을 가상히 여겨 일러 주노라. 공양 올리기를 마치거든 곧
집으로 돌아가 단정히 앉아 나의 명호를 부르며 사경하라, 그럼 그대 어머니가 가신 곳을 알게 되리라" 딸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단정히 앉아 각화정자재왕여래 명호를 부르며 사경을 하였다.
그대로 낮과 밤 7일이 지나자, 어느 사람의 인도로 자신이 한 바닷가에 이르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 그 바닷물은 펄펄 끓고 있고,위로는 몸이 쇠로된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사나운 여러 짐승들이 바다위를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바닷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수많은 사람들을 다투어 뜯어 먹는 것이었다.
이들은 모두 업을 짓고 과보를 받는 죄인들이었다.그 형상은 차마 눈으로 볼 수 없고,고통스러워
하는 비명소리를 귀로 들을 수 없었다.그러나 바라문의 딸은 부처님 믿는 마음이 깊어 전혀 두려
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 때 죄인들을 다스리는 무독귀왕 (無毒鬼王)이 다가 와서 머리를 조아리고 공손히 영접하면서
말하였다.“참 장하십니다. 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이곳까지 오셨습니까?”하고 물었다.바라문의
딸이 귀왕에게 묻기를“이곳은 어디고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이곳은 大鐵圍山 서쪽의 첫 번째 바다입니다. 이 철위산 안에는 여러 지옥이 많습니다.
여인이 다시 묻길“제가 어떻게 하면 그곳까지 갈 수 있겠습니까?”
“그곳은 부처님의 신력으로는 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럼, 여기 바닷물은 왜? 저토록 펼 펄 끓어오르고,저 많은 사람들은 어떤 죄인들이며 저렇게
많은 사나운 짐승들은 다 뭡니까?”
“이곳은 염부제에서 악업을 짓고 이곳으로 온 중생들인데,49일이 지나도록 그들을 위해 악업을
멸해주고 공덕을 빌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은 죄업을 받기위해 정해진 지옥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 바다를 건너가야만 합니다.
이 바다 동쪽으로 십만유순(由旬)을 지나면 또 다른 바다가 있는데,그곳은 이곳보다 고통이배가
되며, 그 바다 동쪽에 또 다른 바다가 있으니, 그곳의 고통은 다시 그 배가됩니다. 이 세 바다 안에 있는 죄인들 모두는 몸과 입과 뜻으로 악업惡業을 지었기 때문에 스스로 그 과보를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업의 바다[業海]라 합니다.
여인이 또 물었다. “지옥의 수는 얼마나 됩니까?”
"지옥의 수는 큰 지옥이 열여덟이고, 중간지옥이 5배이며, 작은 지옥은 백 천만개로 그 고초는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느 곳에 가계신지 알 수 없습니다.”
"보살의 어머니는 살아서 어떤 업을 지었습니까?”
"저의 어머니는 어리석어 삼보를 비방하며,잠깐 믿다가도 금방 부처님 말씀을 의심하고 공경하지 않았습니다.”“보살님 어머니의 성씨는 무엇입니까?“
"저의 부모는 바라문 족으로 아버지의 이름은 시라선견尸羅善見이고, 어머니의 이름은 열제리
(悅帝利)입니다.”
무독귀왕이 여인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 올리며 말하길 "보살[聖女] 께서는 너무 슬퍼하고 근심하지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오.죄인이었던 열제리는 천상으로 간지 삼일이 되었습니다. 효성이 지극한 딸이 어머니를 위하여 각화정자재왕여래 부처님 탑이 있는 절에 공양을 올리고, 복을 닦은 공덕으로 어머님뿐만 아니라 그날 이 무간지옥에 함께 있던 죄인들 모두가 천상에 태어나 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고 무독귀왕은 합장하며 물러갔다.
바라문의 딸은 꿈과 같이 집으로 돌아와 이 일을 깨닫고, 곧 각화정자재왕여래부처님의 탑이 모셔진 절에 가서 크고 넓은 서원을 세웠다.
"바라옵건대 저는 미래겁이 다하도록 넓고 큰 서원과 방편으로 죄업으로 고통 받는 지옥중생들을 제도하겠나이다.”서원하였느니라."고 하시고, 다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시길. "그때 바라문의 딸은 지금의 지장보살이고,귀왕 무독은 지금의 재수財首보살이니라."하셨다.
이처럼 지장보살은 오랜 과거생으로부터 한량없는 서원과 무량한 방편으로 죄업을 짓고 고통 받는 염부제 중생들을 제도하기위해 신통분신神通分身을 나타내어 보살인행을 닦으셨다.
그래서 지장보살 자신은“지옥중생 모두를 제도하지 않으면 결코 성불하지 않겠다" 다짐하였으며, 고뇌 받는 죄인들과 아픔을 같이하며, 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지금도 지옥에서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글 흥 륜 사 주 지 정 법 륜 합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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