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새해를 맞이하여
가는 세월 막을 수 없고,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없기에 아쉬움 속에 이해도 어느덧 저물어갑니다.
되돌아보니 지난해는 유난히도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경제 한파가 우리를 힘들게 하였고,
“신종플루”라는 듣도 보도 못한 무서운병이 나타나 아직도 온 세상을 공포에 떨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부터가 올 한 해 지어온 농사가 그리 풍작도 아닌 듯합니다.
좋은 날보다 궂은 날이 많았고,쉬운 일보다 힘든 일이 더 많았으며,평안보다는 근심이 더 많았고,
성취 한일 보다, 이루지 못한 일이 더 많아 아쉬움이 많은 한해였기에 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감인계甘忍界”라 하셨나 봅니다.“ 희노애락 喜怒
哀樂이파도처럼 밀려오더라도 지혜를 노로 삼아 배를 저어 저 언덕으로 잘 건너가라.
업으로 이루어진 세상사 모두는 고해苦海 아님이 없도다. 참고 이겨내는 것이 최상의 행복이요.
평안으로 가는 길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곧 "주어진 세상사 그 어떤 것에도 불평하거나,좌절하지 말고,나태하지 말며,쉼 없이
정진하여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가라"는 뜻입니다.
사람들 살아가는 형태를 바라보면, 똑 같은 조건과 환경인데도 불평만 털어놓고 남의 탓만하며
속을 끊이며 살아가는 이가 있고,무슨 일에나 감사하고 고마워하며,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세상사가 내 뜻대로 잘 되지 않고,어려움이 많은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회심곡에서“잠든
날과, 병든 날과, 근심걱정 다 제하면 단 십년도 못 사는 것이 인생”이라 하였습니다.
고뇌와 아픔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선물이요,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참 힘들다.너무 안 된다. 정말 못 살겠다.그만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쓰면 안 됩니다.
헛말이라도 정말 힘들어지고,될 일도 안 되며, 점점 못살게 될지도 모릅니다.“말이 씨가 된다.”
는 속담이 있잖아요.
만약 힘든 경우가 닥쳐올 때 환경을 바꾸기엔 쉽지 않지만,“이만하길 다행이다. 이정도면,
행복하다.”로 마음을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이것이 인생을 슬기롭게 사는 길이요.
불자다운 자세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얼마 후 자신은 이미 행복해져 있습니다.
경전에 신위도원공덕모 信爲道源功德母 장양일체제선근 長養一切 諸善根이라 하였습니다.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반드시 깊은 믿음과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믿음이 깊으면 내게 닥쳐오는 그 어떠한 어려움들도 물리치고 극복할 수 있으며, 무슨 일이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경전에 “남을 이기고 싶으면,먼저 자신을 이겨야 하고,남을 다스리고 싶으면,자기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하며,재앙을 막고 싶으면,자기의 감정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승리와 성공이
도래하고, 평화가 온다.”하였습니다.
이제 이해를 보내면서 서운함과 미움, 원망과 아쉬움들은 제야의 타종 소리와 함께 모두 날려
보내고,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경인년 새해가 발전하고 더 행복한 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 부처님 앞에 다짐합시다. 그리고 가족에게 따뜻하고,이웃을 배려하는 불자가 됩시다.
정말 지난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님들과 함께 한 일들이 너무
행복하였습니다.내년에도 변함없는 불심으로 부디 건강하시고 집안 평안과 가족들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시길 삼가 부처님 앞에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경인년 새해 아침에 흥륜사 주지 정 법 륜 합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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