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잘 지내셨죠?

날씨가 좋아서 화분에 물조리개로 물 잔뜩 뿌리고 햇빛들어오는 창가에 두었어요.

엊그제 일요일에 아빠랑 엄마 물건 정리 하는 데

안방 옷장이랑 서랍이랑 창고방 옷장 서랍장에 있는 게 다 엄마 옷이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엄마는 참 멋쟁이 셨어요.

엄마 아프기전엔 화장하고 이쁜 옷입고 나가면 다들 멋쟁이라고 했었잖아요.

엄마, 이제 엄마가 입으시던 옷 버려야할것같아요.

그래도 되죠? 

여기다가 글 남기면서도 문득 문득 내가 여기다 글을 왜 쓰고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퇴근해서 집에 가면 엄마가 계실거 같은데...

주말에도 예전이랑 분위기가 너무 달라요,

예전같으면 엄마가 거실서 이불 펴고 누워서 티비를 보시고 아빤 커피 한잔 하실테고

민웅이 방안에서 컴퓨터를 할거고 저는 수봉이 데리고 운동갔다 올꺼고....

엄마, 수봉이털이 자라서 또 지저분해졌어요.

저번주에 중성화 수술도 시켯구요.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잖아요,수술시키라고...ㅎㅎ

근데 이제서야 했어요. 엄마가 수봉이 이뻐하셨는데... 

엄마, 자꾸 후회만 되요. 엄마랑 바깥에 못나온거도 그렇구.. 용돈 많이 드리지도  못했구..

그냥 휠체어 끌고 동네만 나와서 돌아댕겨도 되는걸...

엄마, 어쩌다 보니 월미공원서 아빠랑 웃으며 찍은 사진이 마지막 사진이 됐어요.

그날 날씨도 좋았는데 사진을 더 많이 찍을걸 그랬어요.

가족사진도 찍고 엄마랑도 찍고 할걸....

이제 주말에 아빠랑 엄마랑 공원 갈일이 없어졌어요.

아빠랑 엄마랑 맛있는거 먹으러 갈일도 없구요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커요.

엄마,엄마,엄마~!!!

보고싶어요....